“산업계 전체가 요동치는 시기에 어떤 기업도 기득권을 주장하지 못한다. 자칫하면 LG화학도 파괴적 혁신의 주체가 아니라 먹잇감이 될 수 있다.”LG화학 주가가 고공비행하던 지난 1월 필자가 ‘주간조선’ 칼럼난에 쓴 내용이다. 이 우려는 예상보다 훨씬 빨리 현실화하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자중지란으로 인해, 최근 두 회사 모두 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전기차 시대가 막 열리려는 때에 국내 2차전지 사업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세계 1위 자동차업체인 독일 폭스바겐은 지난 3월 15일 ‘파워데이(Power Day)’ 행사에서 L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서울이라는 도시와 서울시민의 가까운 미래를 결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 내년 대통령 선거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도시의 발전은 외견상으로 혹은 소프트웨어 측면으로 쉽게 확인되기도 한다. 미국 뉴욕과 동남아시아 도시국가 싱가포르는 쉼 없이 발전하고 있다.뉴욕 맨해튼은 과거부터 초고층빌딩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지만 지금도 외견상의 도시 성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허드슨강을 사이에 두고 뉴저지주와 마주하는 맨해튼 서편 허드슨 야드(야적장)는 신도시급으로 변신 중이다. 뉴욕시는 민간 사업자들이 이곳에 2
홍준표 무소속 의원은 ‘모래시계 검사’로 세상에 알려졌다. 그 뒤 정계에 입문해 보수 제1야당 소속 대통령 후보, 당 대표, 경남지사를 지냈다. 자리의 무게로 보면 ‘원로’로 대접받을 만하다. 그러나 그에 대한 대중적 평가는 극과 극을 오갔다. 그를 ‘선호’하는 사람도, ‘혐오’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그런데 요즘 “홍준표가 달라졌다”라는 말이 나온다.‘홍카콜라’라는 유튜브 채널 이름에서 잘 드러나듯 그는 ‘톡 쏘는 말’을 잘한다. 몇몇 노장 세대 사람들은 진보 권력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그의 노기 서린 말에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 ‘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여권은 ‘자영업자 손실보상’을 쟁점으로 띄워보고 있다.이 사안은 우리나라의 자영업자가 500만이 넘는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그 가족까지 더하면 많은 국민이 자영업에 의존해 살아간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피해를 안 본 사람이 어디에 있겠느냐마는 자영업자들은 특히 어려움을 겪었다.사회적 거리두기와 집합금지 정책에 따라 커피전문점, 식당, 노래방, 헬스클럽 등 많은 업소가 영업에 제한을 받았다. 코로나19는 사람들을 움츠러들게 했다. 마스크를 벗고 함께 식사하다 감염됐다는 보도가 잇따랐
“추미애가 ‘윤석열 현상’을 만들었다”라는 세평은 데이터로 어느 정도 입증된다. ‘윤석열 현상’은 현직 검찰총장이 사회 쟁점이 된 데 이어 선두 대선주자군에 오른 일이다.지난 8월 17일부터 11월 17일까지 3개월 동안 54개 매체에서 ‘윤석열’에 관한 1만420개 기사가 보도됐다. 이 기사들에 대해 한국언론진흥재단 빅카인즈의 ‘연관어 분석’을 해봤다. 윤석열과 연관성이 높은 글자들은 연관어에 오르고 이 중 더 연관성이 높은 글자는 더 크고 굵게 표시된다.<그림1>에서 보이는 것처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추미애’는 ‘윤석열’
이명박 전 대통령은 횡령 혐의 등으로 징역 17년형에 벌금 130억원을 확정받아 지난 11월 2일 재수감됐다. 그는 형기를 채우면 95세에 석방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앞서 22년형을 선고받은 상태다.보수성향 두 전직 대통령은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다. 수감되기 위해 집을 나서기 전, 이 전 대통령은 “나를 구속할 수 있어도 진실을 가둘 수 없다는 믿음으로 이겨내겠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주장에는 대법원에 대한 불신이 짙게 깔려 있다.문재인 대통령은 ‘이명박 수사’ 와중에 이명박에게 격노했다. 당시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을 겨냥한
‘문화자본’ 개념을 제안해 국내 식자층 사이에서도 팬을 가진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는 ‘여론조사(opinion poll)’를 싫어했다. “여론조사는 ‘모든 사람이 질문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다’라는 전제에서 출발하는데, 이 전제가 틀렸다”는 게 부르디외의 주장이다.여론조사는 어떤 질문에 대해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 그렇다, 매우 그렇다, 잘 모르겠다’ 같은 응답 중에서 하나를 고르게 한다. 부르디외의 말대로, 응답자들 가운데엔 ‘그 질문에 관심도 없고 의견도 없지만 물어보니까 답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개인은 여러 종류의 본능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살아간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정의(正義) 같은 초월적 가치도 추구한다. 인간은 제2의 본성으로 초월 지향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정치가는 여기에 호소할 수 있다. 이 점은 로마시대 사상가인 아우렐리우스 아우구스티누스(Aurelius Augustinus)의 말에서도 잘 나타난다.‘인간은 눈에 보이는 단기적 이익뿐만 아니라 더 광범위한 장기적 목적을 함께 추구한다. 인간은 무한한 자유와 자신을 초월하려는 의지를 가진 특수한 존재다. 이러한 경향 속에서 정치가는 국가의 개별 단위들이 자신의
‘문재인 파면’을 주장한 일부 보수진영의 8·15 광화문 집회는 지지율 하락 위기에 처한 문재인 대통령을 오히려 구원했다.일부 여론조사에서 30%대로 하락한 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이 집회를 계기로 10%포인트 정도 반등했다. “많은 사람이 밀집한 광화문 집회가 코로나19 바이러스 재확산에 원인을 제공했다”라는 여권의 주장이 과학적 검증 여부와 관계없이 여론을 어느 정도 움직였기 때문이다.이번 광화문 집회 사건은 한국 정치의 ‘역동성’과 ‘불규칙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문 대통령을 위기에서 구출해준 쪽은 아이러니하게도 그를
‘다리를 저는 오리’라는 뜻의 레임덕(lame duck)은 권위가 떨어지고 말이 먹혀들지 않는 현직 대통령을 시각적으로 상징한다. 대통령 연임제의 미국에서 현직 대통령은 10월 대선에서 지면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이듬해 1월까지 3개월간 레임덕이 된다. 한국에서 대통령은 5년 임기 중 4년 차 즈음에서부터 레임덕에 빠져들기 시작한다는 분석도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레임덕은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말한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뒀다. 2017년 5월 취임해 집권 4년 차를 보내는 문 대통령만은 레임덕 공식에서